
애플이 지난 27일 iOS 14.5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이제 앱 개발사들은 맞춤형 광고 목적으로 이용자의 쿠키 등 데이터를 추적할 경우 무조건 이용자 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열었을 때 페이스북이 당신의 활동을 다른 회사 앱과 웹사이트에 걸쳐 추적하는 것을 허용할지에 대한 팝업을 띄워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데이터 추적을 막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방식을 ‘옵트인(opt-in)’ 방식이라고 하는데, 흔히 회원가입을 할 때 개인정보수집 동의 박스를 체크하는 형태의 명시적 동의 방식이다. 이는 개인정보수집에 대한 비동의를 표하지 않으면 묵시적으로 수집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옵트아웃(opt-out)’에 반대된다.
기존에 회원가입,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등 주요 서비스에 대한 ‘옵트인 방식’은 이미 실시해왔지만, 최근 들어 쿠키 등 이용자의 활동까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용자들은 환호했다. 이용자의 활동을 자동 수집하게 되면 맞춤형이라지만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광고에 대한 피로감과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27일(현지시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8.2%가 모든 앱의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업계의 고민 역시 커졌다. 매출의 대부분이 맞춤형 광고 사업에서 나오는 페이스북은 이번 iOS 14.5 업데이트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스 페이스북 CEO는 지난 1월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이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 위치를 이용해 프라이버시보다 경쟁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이 있을지라도 이용자의 동의를 구하는 이와 같은 흐름은 피할 수 없다. 빅데이터로 ‘개인맞춤형’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 서비스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이전까지의 주요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이용자들이 좋아하고 믿을 수 있는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핵심이 될 것이다.